가평 잣 막걸리 1병에 2250원 사먹은 후기

와이프가 저녁에 가평 잣 막걸리 1병이랑 장수막걸리 2병을 사왔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오는 길에 뭐 사가냐고 물어보길래 동네 마트에 회 있으면 사다달라고 했었습니다.

오징어회 같은 거 국내산으로 종종 들어오길래 회 괜찮은 거 있으면 사오라고 했더니 광어랑 연어회가 할인한다고 하더군요.

한팩에 11,900원에 판다고 해서 냉큼 사오라고 했습니다.

술은 뭐 땡기냐고 해서 아무거나 사오라고 했더니 막걸리를 사왔더군요.

요즘 맥주 말고 막걸리가 달달하니 맛있다면서 자주 사오는 것 같습니다.

회는 가격이 싸서 좋아했었는데 꼼수를 부려서 초장이랑 간장이 붙어있는 부분엔 아예 회를 담지 않고 나머지 보이는 부분에만 담아서 많이보이게 해놨더군요.

역겨운 꼼수인데 회가 두툼해서 그냥 인정했습니다.

둘이서 한팩으로는 너무 부족해서 결국은 냉동실에 있는 옛날통닭을 에어프라이어에 돌려서 먹었고 그래도 뭔가 부족해서 야채칸에 오래 썩고 있었던 파프리카를 하나 꺼내서 술안주로 먹었습니다.

막걸리는 금방 다 마셨고 술이 부족하길래 냉장고에 있는 소주를 하나 까서 레몬이랑 탄산음료랑 대충 섞어서 마셨는데 이건 술이 취한건지 아닌건지 잘 모르겠더군요.

그냥 소주만 마셨으면 뭔가 취한 느낌이 왔을텐데 섞어서 마시니까 뭔가 술을 마신 느낌도 없고 뭔가 이상한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도 막걸리 마시고 뭔가 부족해서 소주에 탄산수 섞어서 마셨다가 다음날 저녁까지 정신을 못 차린 경험이 있는데 이번에도 뭔가 불안하긴 합니다.

아직 정신이 있어서 대충 글이라도 남기고 있지만 자고 일어나면 또 정신이 나가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퇴근길에 와이프는 막걸리 말고도 이것저것 많이 사왔었습니다.

화장실이 급하다고 해서 많이 못 살 줄 알았는데 그래도 필요한 건 다 사왔더군요.

어차피 간 거 급해도 살 건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다 장바구니에 담았다고 했습니다.

술안주로 먹을 새우깡이랑 포카칩은 그렇다고 치고 카레에 넣을 카레용 돼지고기랑 순두부찌개, 찌개용 두부에 감자, 카레, 애호박, 팽이버섯, 맛타리버섯, 청양고추 이런 것들을 다 사왔더군요.

카레도 해먹고 된장찌개도 해먹고 순두부찌개도 해먹겠다며 3끼 해먹을 재료들을 사왔는데 그 재료비만 대충 3만원을 넘어서니 장을 보고 와서도 현타가 온 모양입니다.

회가 비싸서 계산서가 많이 나왔겠지만 그건 다 까먹고 고작 3끼 먹을 재료만 샀을 뿐인데 돈이 이렇게 많이 나왔다면서 이제 재료비도 비싸서 밥도 못 해먹겠다며 툴툴대고 들어오셨습니다.

술이랑 회를 빼면 대충 2만원밖에 안 나왔다고 설명을 해주고 싶었지만 이럴때는 그냥 아닥하는 게 정답이라 생각하고 그냥 맞장구만 쳐줬습니다.

내일은 점심에 뭐 먹고 싶냐고 하길래 순두부찌개를 먹고싶다고 했고 그거 먹고나서는 바로 나가서 이것저것 또 사올 예정입니다.

사야할 것들이 많아서 계속 돈만 쓰고 있는데 우리만 이렇게 돈이 부족한 건지 다른 가정들도 다 힘들게 사는 건지 뭔가 얘기를 듣고 싶은데 들리는 건 그닥 도움이 되는 것들이 아닙니다.

게으른 사람들은 이유가 있다는 둥 돈 버는 방법을 알려줘도 따라하지 않는다는 둥 오히려 없이 사는 사람들을 멸시하는 자극적인 문구들만 가득한 세상이죠.

왜 세상은 없이 사는 사람들을 더 괴롭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폭발해서 미쳐버리도록 만드는 게 목적인 것처럼 계속 괴롭히는데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이 왜 중요한지 잊고살지 않았으면 합니다.


(블로그 관련 문의는 아래 댓글에 남겨주시면 됩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