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대한채권관리대부에서 내용증명이 왔습니다.
대부업체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서 결국은 그 쪽으로 채권이 넘어간 것 같은데 기간이 길어서인지 이자가 상당하게 쌓여있었습니다.
소멸시효라는 게 있어서 기간이 길면 빚도 없어진다는데 이들 업체에서 그걸 막기 위해서 계속 연장을 시킨다고 들었습니다.
시효를 연장시키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거라고 들었습니다.
채무가 너무 많아서 워크아웃이라도 하려고 신청하면 채권관리업체가 부동의를 넣어서 채무조정도 못 하게 막는다고 하더군요.
어쩔 수 없이 채권사에 연락해서 합의를 하는 게 좋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금감원에 민원을 넣으라는 사람도 있고 합의부터 하라는 사람도 있고 저는 연락하기가 벌써부터 귀찮고 겁나고 답답한 상황입니다.
우편물을 받는 순간부터 막 덜덜 손이 떨리기 시작했는데 올 게 왔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아무것도 손이 잡히지 않아서 그냥 하루 쉬었습니다.
돈이 있으면 변호사를 채무 대리인으로 선임하는 채무자대리인제도를 써서 아예 변호사랑만 연락하게끔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변호사가 직접 조율을 하는거라 아무래도 저랑 얘기하는 것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진행이 되겠죠.
금감원 홈페이지에 보면 채무자 대리인 및 소송변호사 무료지원 제도가 있어서 수수료를 내지 않고도 무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누구나 다 되는 건 아니고 미등록·등록 대부업자로부터 법정 최고금리 초과 대출을 받았거나 불법추심 피해를 입은 분들이 대상입니다.
자격이 되는 분들은 최초 6개월동안 지원을 받고 1회 연장이 더 가능하기 때문에 최대 1년간 채무자대리인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처럼 대한채권관리대부 내용증명을 받은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이를 해결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일단 합의를 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일 전화를 해서 얼마까지 합의를 해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정 안 되면 그냥 잠수를 타던지 에라 모르겠다 마인드로 인생 막 살아보던지 하려고 합니다.
처음 대출을 받았을때는 돈 벌어서 빨리 갚자는 생각만 있었습니다.
근데 너무 계획도 없이 돈을 빌려서 그랬는지 받고나서 일주일만에 그걸 다 써버렸습니다.
수중에 돈이 들어오니까 뭐든게 쉬워보이고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 아니어서 그런가 정말로 너무 쉽게 빠져나갔습니다.
대출은 시작이 어렵지 일단 빌리게되면 그 다음은 어렵지 않습니다.
대출은 대출로 갚는다는 마인드가 생기고 그렇게 점점 빚도 늘어났습니다.
돈을 빌려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처음 빌린 상품보다 더 괜찮은 상품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신용점수가 내려가고 기대출이 생기면 처음에 빌렸던 상품보다 더 안 좋은 상품으로 점점 내려갈 수 밖에 없으니 악순환의 반복이 이루어집니다.
처음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가 그 다음은 카드사나 저축은행으로 갔다가 나중에는 대부업으로 내려가는 구조입니다.
천만원을 빌렸을때는 3~4개월정도 빡세게 일해서 갚자고 생각했지만 그게 점점 늘어나서 5천만원이 되면 한 2~3년 죽었다 생각하고 갚자는 식으로 기간이 늘어납니다.
근데 2~3년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도 고작 이자만 갚는 게 전부라면 사람이 지치게 됩니다.
이게 맞나 싶고 평생 이렇게 이자만 갚다가 원금도 못 갚고 가는 건 아닌가 의문이 생기고 의욕이 꺾입니다.
제가 딱 그 단계인데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원금은 커녕 오히려 이자만 늘어나버렸으니 아예 손을 놓게 된 지가 좀 됐습니다.
이번에 내용증명 날라와서 살짝 정신을 차리긴 했지만 또 모르죠.
합의가 잘 안 되면 그때는 저도 이성의 끈이 끊어져버리게 될 것 같아서 매우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