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 치킨의 취향도 점점 바뀐다

어릴땐 무조건 양념치킨이 최고였습니다.

학교 앞에 있는 멕시칸치킨집에서 한마리 포장해가지고 집에 가서 먹으면 손가락에 양념 다 묻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쿠킹호일을 아래 깔아서 포장해주면 호일 끄트머리를 살짝 찢어서 그걸로 닭다리 감싸서 손에 양념이 안 묻도록 쥐고 먹었습니다.

다 먹고 호일을 풀러서 손잡이 부분도 야무지게 뜯어먹고 아주 싹싹 발라먹었죠.

그때는 양배추도 투명한 플라스틱에 한팩 야무지게 싸줘서 닭이랑 같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치킨무는 봉지에 둘둘 돌려서 아주 빵빵하게 담아주셨었습니다.

양념치킨은 항상 양념에 쩔어있어서 껍질이 약간 질깃할 정도의 식감이었고 다 먹고나면 양념소스가 호일 밑바닥에 흥건하게 있어서 수저로 막 퍼먹고 그랬습니다.

뻑뻑살만 골라서 소스 푹푹 찍어먹고 그렇게 한마리를 먹을때면 콜라도 1.5리터짜리를 하나 다 마시고 그랬었습니다.

그러다가 한 20대 초반이었나 술집에서 어쩌다가 프라이드에 소주를 마신 적이 있었는데 갓 나온 뜨끈뜨끈한 후라이드에다가 소주를 마셨더니 엄청 맛있더군요.

이 조합이 말이 되는건가 싶어서 그 뒤에는 돈이 들어오면 후라이드에다가 소주를 마시곤 했습니다.

아니면 반반을 먹고 그랬는데 나중에 둘둘치킨에서 마늘치킨 맛을 알기 시작하면서 그것만 먹으러 다니곤 했습니다.

후라이드는 잠깐 스쳐지나간 느낌?

그런데 20대 후반이 지나고 30대가 되니 양념치킨보다는 그냥 후라이드가 조금씩 더 땡기는 쪽으로 입맛이 바뀌었습니다.

새로운 치킨들이 많이 나와도 그냥 후라이드 소금찍어서 먹는 게 제일 낫더군요.

후라이드가 최고구나 그렇게 살다가 이제 또 한번 입맛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튀긴걸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나이가 되니 이제는 튀김옷이 없는 옛날통닭이나 숯불에 구운 닭이 더 땡기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사실 이제는 통닭이라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고 가끔가다가 먹어야 맛있는 지경이 되어버렸습니다.

일주일에 한번도 좀 지겹고 한 2주일에 한번정도 먹어야 그나마 맛있다고 느낍니다.

요즘 자주 먹는 곳은 꾸브라꼬숯불두마리치킨의 소금구이나 매운양념구이이고 가마치라고 옛날통닭 튀겨서 파는 집이 있습니다.

거기서 한마리만 딱 사다가 먹는 걸 좋아합니다.

와이프는 프라닭에 할라피뇨마요를 좋아하던데 배달은 비싸니 집에 올때 포장해서 가져오는 편입니다.

그것도 대충 두세달에 한번 먹을까 말까 하네요.

요즘은 아예 통닭이나 치킨 자체를 잘 안 먹습니다.

아, 그리고 얼마전에 홈플러스에서 두마리가 들어있는 옛날통닭을 샀었는데 어제 에어프라이어에 돌려보니 엄청 맛있었습니다.

두마리에 대충 9천원쯤 했으니 한마리당 4500원인 셈이고 에어프라이에 200도에 15분 굽고 뒤집에서 또 15분 구으니까 껍질 바삭하고 속살 촉촉한 통닭이 나왔습니다.

바깥에서 옛날통닭 한마리나 두마리 봉투에 싸서 포장해가지고 집에 오면 살짝 눅눅해지는데 이거는 나오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해서 다음에 나오면 또 사야지 했더니만 판매종료라고 나오더군요.

홈플러스에서 산 시그니처 제품이며 냄새없이 껍질 바삭하고 속살 촉촉하고 진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지금은 판매종료라서 구매할 수 없지만 가끔 홈플러스 앱에 들어가서 보이면 무조건 하나씩 사두려고 합니다.

에어프라이어가 있으니 해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 많이 생겼네요.

예전에 쓰다가 고장나서 버리고 그 이후로는 그냥 전자렌지랑 오븐만 쓰고 있었는데 확실히 에어프라이어가 있어야 더 다양한 제품들을 해먹을 수 있습니다.

김말이 요런 것도 에어프라이어에 돌려야 맛있고 감튀도 무조건 에어프라이어입니다.

예전에 쓰던 건 용량이 너무 작아서 이번에는 제일 큰 걸로 샀더니만 만족도 300% 찍고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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