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번호 다 털렸는데 정지 안 시키는 사람

얼마 전에 짝퉁 신발로 사람들의 신용카드 번호를 털어서 무단으로 결제하는 사이트가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사기를 치는 것도 아니고 해외에서 치는 사기수법인데 10만원이 훨씬 넘는 신발을 2~3천원에 살 수 있다고 하는 수법이었습니다.

그렇게 2~3천원을 결제하라고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는 란이 있는데 카드정보를 다 거기에 적도록 해서 결제가 진행되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처음 2~3천원을 결제한 후 나중에 추가로 큰 금액이 더 결제된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스팸사이트가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글을 써서 올렸습니다.

이미 그런 수법에 당한 분들도 있고 뭔가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의심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나이가 어린 분들이 특히나 많이 당한 것 같았습니다.

특별 이벤트처럼 꾸며놔서 마치 당첨이 된 것처럼 해놨던데 어느 누가 들어가더라도 다 당첨이라고 나오도록 해놨더군요.

아무튼 다들 조심하라고 글을 써서 올렸고 글을 읽으면 다들 이해할 줄 알았는데 오늘 어떤 분이 그 글에 댓글을 하나 달아놓은 게 눈에 띄었습니다.

이미 결제를 해서 2700원이 나갔고 추가금액은 나가지 않았는데 지금이라도 카드를 정지해야 하는지 묻는 댓글이었습니다.

그렇게 사기라고 하지말라고 써놨음에도 이미 결제를 했고 카드를 정지해야하냐고 묻던데 어차피 그런 사람들은 나중에 뭔가 문제가 생기면 제 탓을 할 것 같아서 그냥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카드를 정지한 것 때문에 신발이 안 왔다며 제 탓을 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미 그렇게 사기라고 충분히 설명을 했음에도 자기 맘대로 카드정보를 다 넘겼는데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이라도 신용카드 정지를 하는 게 누가봐도 맞는 방법인데 굳이 저한테 그걸 다시 묻는 걸 보니 그냥 답변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남들도 다 나처럼 생각하는 게 아니라는 걸 느끼는 순간이 옵니다.

젊은 시절에는 사람을 쉽게 설득할 수 있다고 믿었고 쉽게 설득이 안 된다면 무슨 사연이 있기 때문에 그런거니 그 사연을 다 들어주면 설득이 될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살다보니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굳이 그 사람을 설득하는데 내 심력을 낭비하지 말아야겠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사람도 나를 설득하려고 하고 나도 그 사람을 설득하려고 한다면 서로 기운만 빼는 일이니 아예 상종을 하지 않으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요즘은 어느 정도 대화를 하다가 말이 안 통하는구나 싶으면 그냥 그 사람과 거리를 둡니다.

아예 만남을 피해버리거나 최대한 말을 덜 하는 식으로 회피하곤 합니다.

이는 인터넷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댓글로 계속 싸움이 날 것 같으면 그냥 죄송하다고 그만두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려는 지능이라 생각하면 저 사람이 왜 그러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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