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 평양냉면 먹으러 걸어갔다가 왔습니다.
어제 저녁 10시 30분쯤 서울역 11번출구에서 만나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남산 북측순환로를 따라서 걸어가는데 이 미친 날씨에 러닝하는 분들이 꽤 많이 보였습니다.
러닝크루인지 여럿이 잠시 앉아서 쉬는 모습도 보이고 언덕길을 뛰어가는 팀도 있었고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뛰어다니는데 걱정도 되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냥 걸어가도 너무 덥던데 어찌 저리 잘 뛰어다니시는지;;
땀에 흠뻑 젖은 상태로 뛰어다니는 분들이 많아서 너무 존경스러웠습니다.
날씨는 더웠지만 그래도 북측순환로는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줘서 걷기 괜찮았고 어느 정도 올라가다가 ‘필동 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있어서 그쪽으로 빠져서 내려왔습니다.
길을 따라 쭉 내려가니 드디어 저희가 가기로 해던 필동 평양냉면 집이 나왔습니다.
토요일 오전 11시 33분쯤 도착을 했는데 가게 앞에 웨이팅이 벌써 어마어마하게 생겨있었습니다.
가게 입구를 지나 근처 나무있는 곳까지도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고 저희는 호텔 아띠 입구 앞에 겨우 합류하여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간 일행들도 이렇게 줄이 길게 서있는 건 처음 본다고 할 정도였는데 8월의 더운 여름날 웨이팅을 하려니 꽤 덥고 힘들더군요.
저는 더운 날씨라 아예 수건을 챙겨갔었는데 얼음물을 감싼 수건을 꺼내서 그걸 머리에 뒤집어쓰고 계속 기다렸고 다른 일행은 양산을 꺼내서 쓰기도 했습니다.
이런 여름에는 진짜 양산 하나 정도는 필수로 가지고 다녀야합니다.
그렇게 한 25분쯤 기다리니 드디어 가게 앞 어닝 그늘까지 웨이팅이 줄어들었고 5분을 더 기다렸더니 드디어 자리가 나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웨이팅이 아무리 길어도 30분 남짓이면 들어갈 수 있더군요.
냉면은 다들 금방 먹고 실내가 생각보다 많이 넓은데다가 2층도 있어서 자리는 금방금방 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들어가서 만두 한 접시를 주문하고 냉면 4인분을 시켰는데 냉면 가격은 1만4천원이었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김치랑 무절임을 가져다 주시는데 무절임은 새콤하니 맛있었고 백김치는 생각보다 많이 짜서 두 번 정도만 먹었습니다.
날씨가 더워서 짜게 만드신건지 아니면 원래 이렇게 짜게 만드시는 건진 모르겠지만 백김치는 제 스타일이 아니었고 무절임만 많이 먹었습니다.
물을 마시면서 잠시 기다렸더니 바로 만두가 나왔고 만두를 하나씩 집어먹자마자 바로 냉면이 나왔습니다.
위에 고춧가루를 한스푼 올린 냉면이 나왔는데 돼지고기와 소고기가 한 점씩 올라가있었고 국물을 딱 마셔보니 고깃국물 느낌도 있고 살짝 간간하니 묘하게 땡기는 맛이었습니다.
평양냉면이라고 하면 흔히 걸레빤 물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맛이 아니라 맛있는 육수의 맛이었습니다.
평양냉면 초보들이 먹기 좋은 스타일이라고 해도 될 것 같네요.
면은 툭툭 잘 끊어지는 스타일이었는데 육수가 맛있어서 따로 겨자나 식초는 넣어먹지 않았습니다.
살짝살짝 육수를 마실때 같이 들어오는 고추가루도 매력적이었는데 더운 날씨에 너무 맛있게 한그릇 먹고 나왔습니다.
저희 일행은 모두 다 맛있게 먹었는데 입맛에 안 맞는 분들도 있는지 저희 옆 테이블은 면이랑 육수를 거의 그대로 남기고 간 분도 있었습니다.
1만4천원어치를 주문해서 한 4천원어치만 먹고 간 것 같았는데 저희 일행들도 다 그걸 보면서 너무 아깝다고 얘기했던 게 기억납니다.
필동 평양냉면은 처음 먹어본 거였고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다음에도 또 먹으러 갈 생각입니다.
다다음주쯤 가자고 했는데 이왕이면 주말 말고 평일에 사람 많이 없을때 가서 먹고 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