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를 소재로 한 영화를 찾다가 우연히 스윈들러 라는 영화의 예고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검은사제들이 너무 재밌어서 비슷한 소재의 영화가 뭐 없을까 하고 찾다보니 나온 영화였고 저는 당연히 구마의식에 대한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시작부터 심상치 않더군요.
구마를 하면 2천만원까지는 바로 준다는 소리를 우연히 들은 주인공이 돈을 벌기 위해서 사이비 신부가 된 겁니다.
검은사제들 영화를 돌려보며 구마의식을 셀프로 익히고 악귀에 씌인 아이를 대충 치료한 후 돈을 받아내는 수법을 쓰는 주인공은 점점 일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외국인도 한 명 섭외해서 본격적으로 사기 구마의식을 하고 돌아다니게 됩니다.
바티칸에서 공부를 하고 온 신부라고 속이고 같이 돌아다니면서 가짜 구마의식을 통해 큰 돈을 벌게 되죠.
하지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 둘은 헤어지게 되고 주인공은 사이비 목사에게 스카웃을 받아 일을 더 키워나갑니다.
주인공이 교회에서 가짜 구마의식으로 돈을 벌던 중 그에게 사기를 당했던 여성이 찾아와서 그를 협박하게 됩니다.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자 결국 주인공은 교인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그 여자에게 악마가 씌웠다며 강제로 구마의식을 진행해버립니다.
교인들에게 악마에 씌운 여성으로 몰아가며 결국 그는 교회까지 차지하게 됩니다.
그 이후 마지막 반전이 남아있지만 그 부분은 영화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 영화를 보면서 저는 특히 마지막 부분에 한 여성을 악마에 씌운 것으로 몰아가는 것을 보면서 아주 예전 한 교회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저희 동네에는 젊은 친구들이 엄청나게 몰리는 한 교회가 있었습니다.
예전부터 그 자리에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날 갑자기 교회가 생기자마자 젊은이들이 그 교회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교인들이 넘쳐나는 교회가 되면서 일대에는 일요일이 되면 주차난이 생겼고 젊은이들의 수요로 인해서 장사가 잘 되는 가게도 넘쳐났습니다.
저도 여자친구를 따라 그 교회에 가게 되었는데 목사님의 설교가 꽤 파격적이었던 게 기억납니다.
현대사회의 여러 단점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결국 이는 믿음으로 극복해야한다는 결론이지만 그 비판하는 과정이 통쾌할때도 있었고 폐부를 찌르는 듯한 강력함도 있어서 대단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젊은이들이 쓰는 유행어에서 설교를 찾아내는 방식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어서 더더욱 설교를 들으러 간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 교회에는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교회를 흔들어놓기 위한 음모라는 식으로 사건을 덮으려고 했었습니다.
여신도가 목사를 꼬셔서 교회를 흔들어놓으려고 했다는 식의 소문이 들리기 시작한 겁니다.
하지만 그런 여신도는 한두명이 아니었고 결국 억울함을 참다못한 여신도는 언론사에 억울한 사연을 털어놓게 됩니다.
교회를 흔들어놓으려고 한 건 자신이 아니며 해당 목사가 자신에게 몹쓸 짓을 했다는 인터뷰를 하고 비슷한 수법에 당했다는 피해자가 추가로 나타나자 결국 사고를 친 목사는 해당 교회에서 떠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과 교회를 흔들어놓으려고 했다며 발뺌을 하더니 마지막엔 결국 인정하고 도망을 친 것인데 영화에서 피해자를 악마에 씌인 것으로 몰아가는 것을 보고 그때 생각이 났습니다.
그 목사는 큰 돈을 받고 교회를 떠났지만 결국 다른 교회에서 지금도 목회활동을 하고있다고 들었습니다.
영화에서도 그렇고 현실도 그렇고 사기꾼은 결국 잘 먹고 잘 사는 게 대한민국인 것 같아서 참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