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뽑기방 내에서도 지켜야 할 매너라는 게 있습니다.
잘 모르는 분들은 그냥 들어가서 돈 넣고 게임만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아닙니다.
특히나 인형처럼 뽑기 쉬운 게임은 크게 규칙이 없지만 고가의 상품을 뽑는 기계라면 심각한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일단 고가의 상품이 들어있는 셋팅은 뽑기 위한 몇가지 루틴이 존재합니다.
운이 좋으면 어딘가에 집게가 껴서 한번에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럴 확률은 높지가 않습니다.
대부분 처음부터 차근차근 상품을 뽑을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나의 상품을 뽑기 위해 돈을 투자하여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하며 그 과정에는 1만원정도의 돈이 쓰일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 5~6만원의 돈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제 다시 생각해봅시다.
누군가 현금 10만원을 가지고 게임을 하다가 6만원으로 상품을 뽑기 위한 빌드업을 하고 남은 4만원으로 상품을 뽑으려고 시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생각해보죠.
남은 4만원으로 뽑으려고 했는데 결국 뽑진 못했지만 출구통 앞에 거의 다 가져다놓고 딱 1~2천원만 더 있으면 뽑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놨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그런데 갑자기 차를 빼달라고 전화가 와서 어차피 돈도 뽑을 겸 차도 빼줄 겸 남은 횟수를 기계에 그대로 남겨놓고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거의 다 뽑아놓은 상태인데다가 자신의 돈을 넣어둔 채로 자리를 뜬 것이기 때문에 초보가 아니라면 그 기계는 아무도 건드려선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형뽑기방 초보들은 그럴때 와서 여기 횟수도 있고 출구통 바로 앞에 상품이 거의 다 뽑힌 상태로 있으니 개꿀이다 하면서 바로 게임을 이어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차를 빼주고 현금도 뽑아서 호다닥 달려왔는데 누군가 자신이 하던 게임을 하고있고 심지어 비싼 상품까지 뽑아놨다면 어떨까요?
당연히 기분이 나쁠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넣어둔 돈으로 게임을 했으니 죄를 물을 수도 있는 상황이죠.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나는 그냥 돈이 들어있어서 했던거고 내가 요령껏 잘 뽑았으니 기계 안에 들어있던 돈만 물어주겠다 뽑은 상품은 내 것이다라고 주장한다면 진짜 할 말이 없어집니다.
뽑기방을 자주 다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건드리면 안 되는 셋팅이라는 걸 알지만 자주 다니지 않는 초보이거나 아니면 알면서도 일부러 건드리는 싸가지없는 사람들은 게의치않고 건드려서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러한 문제때문에 뽑기방을 자주 다니는 분들 중에서는 보드마카를 챙겨다니거나 포스트잇을 챙겨다니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드마카로 유리에 ‘게임중 건드리지 마시오’와 같은 경고문을 써놓고 자리를 비운다던지 포스트잇에 이러한 문구를 써놓고 앞 유리창이랑 돈을 넣는 투입구 부붙에 붙여놓는 방법들을 주로 씁니다.
아예 처음 갈때부터 현금을 넉넉하게 챙기는 경우도 있는데 갑자기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 이럴때는 서로서로 주의를 해야합니다.
저도 거의 다 뽑아놓은 상품을 잠깐 현금 뽑으러 갔다 온 사이에 초보들이 다 망쳐놓은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땐 진짜 너무 화가 나더군요.
그걸 뽑기 위해서 얼마를 썼는지 설명해도 모를 사람들이니까요.
5천원정도면 뽑을 수 있도록 만들어놨는데 그걸 다 무너뜨리고 망쳐놔버리니 참;;
누군가 하던 셋팅을 손대는 것도 비매너지만 누군가 뽑은 상품을 가져가는 것도 당연히 비매너 행동입니다.
뽑아놓은 물건을 깜빡하고 안 꺼냈다가 다시 생각나서 뽑기방으로 갔지만 누군가 그 물건을 가져갔다면 뽑기방에 설치된 CCTV를 돌려서 누가 가져갔는지 확인하고 신고할 수도 있습니다.
가끔 보면 학생들이 들어와서 출구통 아래를 전부 다 열어보고 상품이 있는지 확인하는 경우가 있던데 그거 다 절도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