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통이 줄어드니까 이자카야 가는 게 덜 부담스러움

젊었을때는 이자카야 가는 걸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3차정도에 가는 거야 괜찮지만 1차로 바로 가면 안주도 너무 양이 적고 안주 하나하나 가격이 비싸니 배불리 먹고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안 그래도 돈 없는 청춘이었는데 이것저것 시키면 돈 10만원이 훌쩍 넘어가니 가성비 똥망이구나 하고서 아예 갈 생각도 안 했었습니다.

그나마 종종 갔던데가 투다리 정도였는데 투다리에서도 기본 안주로만 술을 마시던 시절이었으니 말 다했죠.

20대에는 아무대나 비싸지 않은 술집이면 좋아했는데 30대가 된 이후에는 맛있는 음식점에 가서 술을 마시는 걸 좋아했습니다.

족발 맛있는 집이 있다더라 하면 거기서 만나고 서울이나 경기도에 맛있는 집들은 다 찾아다녔습니다.

배도 채우고 술도 채우고 그렇게 먹다가 2차로 근처 간단하게 맥주마실 수 있는 집을 찾아다니고 그랬었는데 점점 나이가 드니까 슬슬 술도 못 마시겠고 밥통도 줄어드는 시기가 찾아와버렸습니다.

술을 이렇게 못 마시게 될 줄은 아예 상상도 못 하고 있었는데 제가 그러고 있네요.

소주 2병 마시면 다음날 너무 힘들고 이제는 안주도 많이 못 먹어서 배 안부른 메뉴를 골라 하이볼이나 홀짝이는 늙다리가 되어버렸는데요.

주량도 줄어들고 밥통도 줄어드니 이제서야 이자카야 가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조용조용하게 각 테이블마다 분리가 되어있고 배 안 부른 안주들도 많고 간단하게 꼬치구이 시켜서 먹고 나오기도 좋으니까 이젠 1차로 가도 크게 부담이 없어졌습니다.

밥통이 줄어드니까 뷔페를 가도 금방 배불러져서 이것저것 다양하게 다 맛을 못 본다는 단점이 생겼지만 대신 식비가 줄어든다는 장점도 생겼습니다.

배 안 부른 안주를 시켜서 간단하게 술을 먹고 나오기도 좋구요.

식탐은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 몸이 그걸 따라가지 못해서 가끔 과식을 하면 집에 와서 너무 힘듭니다.

몸이 힘들다고 느끼니까 스스로 식탐을 줄여나가는 중입니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배달을 엄청 시켜먹었는데 오늘 점심에 아무것도 먹을 게 없길래 햄버거를 시키면서 가장 마지막에 배달 주문을 언제 했는지 보니까 지난달 19일이더군요.

일주일에 보통 3~4번은 배달을 시켜먹었는데 이번에는 거의 2주만에 햄버거 하나 배달을 시켜먹은 겁니다.

이런 추세면 한달에 배달 2번정도 시켜먹는 셈이니 진짜 많이 줄었죠.

배달을 안 시켜먹으니까 매주 분리수거 쓰레기가 덜 나온다는 장점도 생기고 돈도 덜 나가고 좋습니다.

밥통이 줄어든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노화도 있지만 최근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후 6시 이후에 아무것도 안 먹는 건 너무 힘들어서 오후 7시 이후에 아무것도 안 먹는 방법을 쓰고 있는데 운동도 안 하고 식단만 조절했는데도 살이 꽤 많이 빠졌습니다.

그리고 더불어서 밥통도 많이 줄어들었구요.

전에는 국물이 없는 식사를 하면 뭔가 소화가 안 되고 꽉 막힌 답답한 기분이었는데 최근엔 국물이 없는 식사 위주로 하다보니까 소화가 잘 안 되는 듯한 느낌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배달음식을 안 먹어서 그런가 탄산음료도 잘 안 마시게 되고 대신 오후에 커피만 내려서 마시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 단식을 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소 1년 정도는 해보고 후기를 적어보려하는데 지금까지 잘 지켜온 것처럼 계속 잘 지켜서 나중에 제대로 된 후기 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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