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딱히 먹을게 없길래 마트에서 돼지고기 뒷다리 수육용을 한덩이 사왔습니다.
5천원대 초반이었던것 같은데 중량은 700g정도였고 비계는 많이 붙어있지 않았습니다.
지난번에도 냉제육을 해먹기 위해 수육용 뒷다리살을 2번정도 산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냉제육이 아니라 그냥 일반 수육을 해먹으려고 샀습니다.
냉장고에서 4시간 이상 숙성을 할 필요없이 그냥 갓 나온 고기로 수육을 해먹을 생각이었습니다.
고기를 삶은 방법은 전과 똑같이 고기를 끓는 물에 10분간 삶은 후 불을 끄고 뚜껑을 덮은 뒤 1시간 잔열로 익히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원래는 고기를 넣고 10분만 끓여야했는데 고기가 다 잠기지 않아서 이리저리 돌려가며 13분정도를 삶았습니다.
그 뒤 뚜껑을 덮고 1시간을 기다렸다가 꺼내서 고기를 썰었습니다.
고기는 아주 잘 익었고 비계가 좀 적어서 많이 뻑뻑한 편이긴 했지만 갓 나온 상태일때 먹으니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유튜브에서 알려준 냉제육 전용 양념장을 만들어서 같이 먹으니까 너무 맛있었습니다.
수육은 막걸리에다가 마셨고 인터넷으로 주문한 막걸리가 있어서 그거 딱 3병에다가 수육을 먹었습니다.
수육은 어느정도 먹으니까 좀 질리길래 나머지는 일단 냉장고에 넣어뒀습니다.
그리고 양념장이 남아서 집에 있는 연두부를 꺼내서 그 위에 양념장을 끼얹어서 같이 먹었습니다.
연두부에 양념장을 올려서 먹으니 정말 맛있었습니다.
원래 냉제육을 전에도 만들었을때 수육을 하고 남은 물은 그냥 다 버렸었습니다.
하지만 그 국물이 곰탕처럼 밥 말아먹으면 진짜 맛있다고 하길래 이번에는 그대로 남겨뒀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다음날 점심에 그 국물을 데우고 소금 간을 살짝 더 한 뒤에 라면그릇에 옮겨담았습니다.
냉동실에 있는 밥을 돌려서 국물에 말아서 후추만 살짝 뿌려다가 먹어봤는데 살짝 닭곰탕 맛도 나면서 기존에 먹는 닭곰탕보다 훨씬 깔끔한 맛이 나더군요.
국물이 깔끔하고 깊은 맛이 나서 정말 맛있었습니다.
수육을 만들때 아무것도 안 넣고 그냥 수육용 돼지고기만 한덩이 넣어서 삶았을 뿐인데 국물이 진짜 기가막히게 나와서 신기했습니다.
국물에다가 몇가지만 좀 더 추가하면 진짜 맛있는 깔끔한 돼지국밥집 국물이 될 것 같았습니다.
수육용 고기가 워낙 저렴하니 앞으로도 종종 해먹어볼 생각인데 수육용 고기를 삶으면 냉제육을 해먹는 게 더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앞다리살이면 보다 더 부들부들했겠지만 뒷다리살로 하니까 좀 많이 뻑뻑한 편이었고 갓 삶은 뒤에 먹으니 썰때 얇게 썰고 싶어도 얇게 썰리지가 않아서 두껍게 먹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냉제육은 냉장고에 차갑게 식혔다가 꺼내서 썰어먹는거라 비교적 고기를 얇게 썰 수 있어서 더 괜찮았습니다.
다음에 냉제육을 할땐 고기는 차갑게 해서 먹고 남은 국물에는 치킨스톡이나 여러가지 더 맛있게 추가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고 맛있는 국물을 만들어서 국밥이나 국수로 해먹을 생각입니다.
소면만 삶아서 국물에 국수를 말아먹는데 이것도 괜찮았습니다.
혹시라도 냉제육 해드시는 분들 있다면 수육을 만들고 난 후 남은 국물을 버리지 마시고 소금 간 살짝 하신 후 거기에 밥을 말아서 드셔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