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찜 먹을때 면장갑 끼고 비닐장갑 끼는 순서를 모르는 분들이 꽤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순서도 모르면서 무조건 자기 말이 맞다고 우기는 사람들도 너무 많아서 신기했습니다.
이건 먹어본 사람이라면 무조건 알텐데도 안 먹어본 사람들이 자기 말이 맞다며 계속 우겨서 결국은 모르는 사람들의 댓글이 베스트를 먹은 황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저도 석화찜을 처음 먹을땐 순서를 몰라서 그냥 안에 비닐장갑을 끼고 그 위에 면장갑을 껴봤는데 계속 먹다보니 어느 순간 석화에서 나온 뜨거운 물에 장갑이 젖으면서 손이 엄청 뜨거워짐을 느끼고 바로 장갑을 다 벗어버렸습니다.
알고보니 면장갑을 안에 끼고 그 위에 비닐장갑을 끼는 거더군요.
밖에 비닐장갑을 끼면 비닐이 다 녹지 않을까 했는데 석화찜에서 나온 뜨거운 국물로는 비닐이 전혀 녹지 않았고 바깥에서 뜨거운 국물이 장갑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아주니까 안전하게 석화찜을 계속 먹을 수 있었습니다.
왼손에는 비닐장갑을 바깥에 끼고 오른손은 그냥 면장갑만 끼고서 석화를 하나씩 꺼내는 용도로 썼는데 하나씩 꺼내서 잘 열리는 건 그냥 얼어서 먹고 안 열리는 건 왼손으로 잡고 까서 먹곤 했습니다.
먹어보기 전에는 그냥 비닐이 녹을 것 같아서 그렇게 껴야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석화찜 시즌마다 가서 먹어보니 비닐장갑을 바깥에 끼는 게 맞구나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석화찜 무한리필로 하는 집은 뾰족한 칼을 주고 그걸로 직접 까먹으라고 하는데 그런 집에서는 비닐장갑을 바깥에 끼고 석화를 까먹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석화가 열리는 보통 석화찜 전문점에서는 그냥 면장갑 하나만 끼고 석화를 꺼내서 안에 통통하게 익은 굴만 삭 꺼내서 먹으니 딱히 비닐장갑은 필요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나오는 가게에 가느냐에 따라서도 다른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석화를 안 먹은지 오래되서 지금은 얼마나 가격이 올랐는지 모르겠습니다.
한 2년쯤 전부터 안 먹기 시작했는데 원래는 딱 이맘때부터 석화찜을 시작하는 가게들이 많고 거기서 술약속을 잡고 많이들 만났던 게 기억납니다.
석화 시즌이 시작되면 저녁에 일 끝나고 같이 만나서 소주나 마시자고 해놓고서 전화로 예약 후 가서 자리를 잡고 다들 오면 소주 한 잔씩 하고 그 다음에 자리를 옮겨서 또 2차를 하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다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하다보니 만날 시간도 없고 많이 아쉽긴 합니다.
석화 시즌만 되면 무조건 만났었는데 이제는 서로 간간이 카톡만 하고 경조사만 챙기는 사이가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