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대민지원 나가는 건 일반 사병들도 귀찮을 때가 많지만 요즘은 간부들의 불만도 어마어마한 것 같습니다.
일단 사병은 시키면 무조건 나가야합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가 근무하던 시기에는 절대로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선 안 된다는 지침이 내려왔기 때문에 주민들이 고맙다고 챙겨주는 음식들을 절대 받지 않았습니다.
음식은 못 받는다고 아예 다니면서 말을 하고 일을 했기에 미안한 마음에 몰래 사병들 2~3명씩만 불러다가 막걸리 한 잔씩 먹이거나 뒷편에서 과일 같은 거 좀 먹여주곤 했습니다.
대민지원을 나가면 식사도 같이 챙겨가야합니다.
먼저 사병들이 현장에 출발하면 나중에 부식차가 밥을 싣고 와서 점심시간에 공터 맨바닥에 앉아서 대충 한끼 때우고 좀 쉬다가 다시 일하곤 했습니다.
식사는 식판을 쓰면 그거 다 가져가서 설거지하기 힘드니 주먹밥을 싸주거나 비닐밥을 먹었습니다.
지자체에서 짜장면을 사주는 일은 없었고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어서 계속 주먹밥으로 해결해야했습니다.
주말에도 나가서 일을 했는데 간부들은 원래 비상근무수당이라는 게 있어서 최소한의 보상은 받을 수 있습니다.
비상근무수당은 하루 8천원으로 그리 큰 돈도 아니지만 어쨌거나 수당이라도 나오면 쉬는 날 나와야하는 것에 대한 보상은 약간이나마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군대에서는 휴일을 반납하고 대민지원에 나섰음에도 비상근무수당이 나오지 않아서 문제가 되고있다고 합니다.
책정된 수당은 장성급 재난 대책 본부 운영비로 모두 사용되고 직업군인들에겐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간부들의 경우엔 배식 대상에서 제외가 되어있기 때문에 식사도 알아서 사먹을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근처에서 컵라면이나 편의점 김밥 등을 사다가 한끼 때우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여러모로 요즘 직업군인들 처우가 너무 개판이라 안타까울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직업군인들의 처우가 공개되면서 부대측은 행안부 중앙대책본부가 구성되지 않아서 이번 작전엔 비상근무수당이 지급되지 않았다고 해명을 했습니다.
지급되지 않은 관계로 장성급 재난대책 본부 비상근무수당을 사용한 적이 없으며 휴일에 출동한 장병에겐 그 기간에 상응하는 휴무를 보장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외에 재해복구 증식비를 배정해서 필요품목 구매에 지원하고 있고 지자체에서 식사를 제공한다는 해명을 했는데 여전히 너무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사병의 처우는 점점 개선이 되고 있지만 직업군인들은 요즘 계속 안 좋은 말들만 계속 나옵니다.
얼마 전에는 유튜브에 직업군인의 현 상황이라는 영상이 올라왔었는데 초과근무수당이랑 당직근무비가 계속 나오지 않고있다는 내용이어서 댓글들이 많이 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4월인데 2월달 초과근무수당과 당직근무비가 안 나오고 있다는 내용이었고 설마 군대가 돈을 떼먹겠냐며 하소연을 하는 영상이었는데 나라가 망하지 않는 이상 군인들 월급은 밀리지 않는다고 하며 묻는 아내의 물음에 남편이 나라가 망했나보다며 자조섞인 답변을 하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직업군인은 여기저기 시골을 옮겨다니며 근무를 해야하니 맞벌이를 할 수도 없고 군인의 월급으로만 생활해야하는데 수당조차 제대로 입금이 되지 않고 있고 관사도 너무 엉망인 곳들이 많아서 직업군인이 된 것을 후회한다는 말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군대 대민지원 수당 지급과 관련해서는 이미 쌓인 불만이 이쪽으로 터져나온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데 대한민국 군대는 너무 썩어버려서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른다는 점이 참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