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로 생기는 중국집들 탕수육은 죄다 감자전분 들어간 찹쌀탕수육 스타일로만 만듭니다.
그게 재료비가 싸서 그러는건지 아니면 만들기 쉬워서 그러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랑은 너무 안 맞는 스타일이라 탕수육 안 사먹은지 꽤 오래됐습니다.
중국집 짜장면은 대부분 비슷비슷한 맛이고 어차피 만드는 방법도 똑같아서 별 차이가 없지만 짬뽕은 다릅니다.
어떤 재료를 쓰느냐에 따라서 해물짬뽕인지 고기짬뽕인지 달라지는데 제가 제일 싫어하는 짬뽕은 입도 채 벌어지지 않은 홍합 몇 개 올려놓고 해물짬뽕이라고 하면서 일반 짬뽕보다 2~3천원 더 비싸게 받는 짬뽕입니다.
차돌짬뽕이랍시고 위에 차돌박이도 아닌 꼴랑 우삼겹 조금 올려놓고 비싸게 파는 거 보면 진짜 기도 안 찹니다.
원래 요리라는게 점점 발전해가는 맛이 있어야하는데 어떻게 된 게 중국집은 요즘 새로 생기는 집들은 하나같이 맛대가리가 없고 수십년동안 한 자리에서 홀영업을 하는 집들이 훨씬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탕수육은 감자전분 찹쌀탕수육 말고 고기 두툼하게 들어간 탕수육을 바삭하게 튀겨낸 후 그걸 그대로 탕수육소스에 같이 볶아내오는 볶먹스타일입니다.
찍먹이니 부먹이니 토론은 배달음식에서나 하시고 원래 중국집 탕수육은 볶아서 나오는 게 정석입니다.
갓 볶아서 나오면 바삭바삭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고 뜨끈뜨끈하면서 새콤한 소스가 잘 코팅이 되어 나오기 때문에 그대로 먹어도 맛있고 간장에 고추가루 좀 붓고 식초 살짝 부어서 개인소스 만든 후 거기에 찍어먹어도 맛있습니다.
탕수육 잘하는 집은 깐풍기도 잘하는데 점심에 중국집 가서 탕수육에 깐풍기 딱 시키면 서비스로 짬뽕국물 가득 내어주는 집이 있습니다.
그러면 거기에다가 소주니 빼갈이니 마시고 슬슬 해가 질때쯤에 나와서 또 2차를 가면 딱입니다.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중국집에 들어가면 꼭 뜨거운 차를 내주는 집이 있는데 화교가 운영하는 중국집은 항상 여름에도 뜨거운 차를 내주고 차가운 물도 달라고 하면 같이 줍니다.
그런 집이 진짜 탕수육이든 짬뽕이든 불도 잘 쓰고 요리도 맛있게 잘 합니다.
볶음밥도 잘 하는 집이 거의 없어서 안 시켜먹은지 10년도 훨씬 넘었는데 주방장 교육을 다들 어디서 받는건지 음식 진짜 형편없이 하는 중국집들 보면 다들 만드는 법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할 곳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전에 저희 동네에 짬뽕전문점이 하나 오픈을 했는데 가게도 번화가에 엄청 크게 냈고 짬뽕전문점이길래 맛은 자신이 있나보다 생각하고 혼자 가서 짬뽕은 한그릇 시켜먹은 적이 있습니다.
홍합해물짬뽕이 기본짬뽕이었고 가격도 꽤 높은 편이었는데 홍합 하나 까먹을때부터 살짝 비린내가 올라와서 불안불안했었는데 국물도 별로고 그냥 웃음만 나더군요.
이 정도 짬뽕을 만드는 실력으로 어떻게 짬뽕전문점을 오픈할 생각을 한 건지 그게 너무나 궁금했고 이게 대한민국 짬뽕을 만드는 주방장의 평균인건가 싶어서 굉장히 황당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어릴때만 해도 동네에 아무 짜장면집이나 들어가 먹어도 맛없는 집이 하나도 없었는데 지금은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맛있는 볶먹스타일 탕수육도 땡기고 진한 국물의 짬뽕도 먹고 싶고 꾸덕한 간짜장에 고슬고슬한 볶음밥도 먹고 싶어지는데 조만간 노포 중국집이나 하나 찾아서 낮술이라도 하고 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