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친구들은 모르는 그때의 문화들

나이를 먹었더니 옛날 생각들이 많이 납니다.

특히나 저와 똑같은 시절을 겪었던 지인들을 만나면 예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서로 얘기하며 그때의 추억을 회상하곤 합니다.

최근에는 프라이드 치킨집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제가 어릴때는 양념치킨이 유행이었고 저녁에 아부지를 졸라서 치킨집에 가거나 이를 포장해와서 같이 먹는 걸 너무나도 좋아했습니다.

닭다리는 호일 끝 부분을 살짝 찢어서 그걸로 닭다리를 감싸 손잡이를 만들어 먹곤 했습니다.

양념치킨을 포장하면 샐러드랑 치킨무가 봉지에 옵니다.

요즘 생굴 포장해주는 것처럼 빵빵하게 비닐에다가 치킨무를 포장해서 줬고 샐러드도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에 넉넉하게 담아서 고무줄로 둘러서 줬습니다.

마요네즈와 케첩으로 만든 소스를 양배추에다가 뿌려준 샐러드인데 그것만 먹어도 진짜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삐삐로 음성 남기면 공중전화에서 내용 확인하던 시절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생기기 전도 아니고 아예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삐삐라는 물건을 사용했는데 삐삐에 알람이 울리면 내 음성사서함에 누군가 음성메시지를 남겼다는 것이고 알람이 울리면 바로 공중전화에 달려가서 무슨 내용이 왔는지를 확인했었습니다.

나중엔 문자삐삐도 나와서 간단한 메시지를 문자로도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문자삐삐 이후에 바로 휴대폰이 나와서 문자삐삐는 그리 많이 사용하진 않았습니다.

삐삐가 있던 시절에는 약속에 늦어지면 바로 근처에 있는 공중전화로 달려가서 문자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이러이러한 사정으로 인해서 약속이 늦어진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약속장소는 신촌 시계탑

지금처럼 전화가 있던 시절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표적인 약속 장소를 정해야했습니다.

가장 흔했던 것이 바로 신촌 시계탑 앞이었고 명동에는 두타 앞, 홍대는 상상마당 뭐 이런 식으로 장소를 정하고 만났습니다.

시간이 늦어지면 안되니 부지런히 준비해서 찾아갔구요.

동네에서도 빵굼터 앞이라든지 사거리에 유명한 집으로 장소를 정하고 만났었습니다.

그때는 만나서 저녁엔 술, 낮에는 카페를 자주 다녔습니다.

그 당시의 카페에서는 자리마다 재떨이를 가져다줬고 전화기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전화기가 있는 자리에 앉으면 계속 음성메시지를 확인하고 또 남기고 그렇게 놀았습니다.

카페에서는 파르페가 가장 비싸고 화려한 메뉴였는데 웨하스랑 빼빼로 같은 과자들이 꼽혀있고 생크림이 올라가있어서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파르페엔 항상 작은 우산이 꽂혀있었죠ㅎ

0교시부터 야간자율학습까지

그때 학생들은 0교시가 있었습니다.

1교시보다 더 전에 0교시를 시작했고 그 때문에 학교는 7시까지 등교를 해야했습니다.

야간자율학습이라고 해서 학생들을 저녁 10~11시까지 잡아놓고 공부를 시키기도 했는데 선생들이 돌아다니면서 떠드는 학생들이 있으면 복도로 데리고 나와서 빠따를 때리고 다시 들여보냈습니다.

왜 그렇게 공포스러운 분위기에서 공부를 시켰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때 그 시절이 가장 싫었습니다.

고3이 되면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학교에 나가야했고 아침 7시에 등교해서 저녁 11시에 끝나니 거의 별을 보면서 통학을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었습니다.

당시엔 체벌도 만연해서 학생들을 많이 때렸습니다.

시계를 풀고 빰을 치는 건 예사였고 다양한 도구들로 학생들을 두들겨 팼습니다.

하키스틱부터 1미터가 넘는 몽둥이까지 각 선생마다 자신들의 무기가 있었고 무자비하게 두들겨팼던 기억이 납니다.

2002년의 그 열정

답답한 학창시절을 버티고 나온 우리들에게 인생 최고의 파티를 열어준 것은 월드컵이었습니다.

한일 월드컵이 개최되었고 16강에 올라가지 못하면 역대 최초로 개최지가 16강에서 탈락하게 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하더라도 16강은 물론이고 제대로 1승도 올리지 못했었기에 국민들은 오로지 16강 진출이 목표였습니다.

첫 경기를 이기고 두번째 경기는 비겼고 마지막 포르투갈과의 경기가 남았는데 그때 박지성 선수가 골을 넣고 2승 1무로 16강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거의 전국민적인 축제였고 16강에서 이탈리아를 잡아냈을때 정말 전국이 난리가 날 정도였습니다.

8강에서 스페인을 잡아냈을땐 온 동네가 떠나갈 정도였고 그때 태어난 아이들도 참 많았을 겁니다.

골을 넣으면 여자든 남자든 가리지 않고 서로 껴앉고 즐겼던 시절인데 지금은 다시 그런 시절이 오지 못할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 재밌었고 불합리한 것도 있었고 무식했고 모르는 것도 많았던 시절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자꾸 웃음이 나는 이유는 왜 일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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