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책에서 삘기를 씹었다는 말을 자주 읽었는데

어릴때 책을 읽다보면 시골에 사는 주인공이 삘기를 껌처럼 씹으면서 놀았다는 부분이 종종 나오곤 했습니다.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도 몰랐고 그냥 들판에 있는 뭔가를 씹고 놀았나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엄마나 아빠한테 물어봐도 되는데 왜 그런 걸 안 물어보고 그냥 넘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크게 대화가 없었던 시절이었나보다 하고 넘길 뿐입니다.

이후 수십년이 지나는 동안 삘기라는 단어는 기억에서 사라졌고 아주 가끔 어딘가에서 봐도 그냥 그런 열매 비스무리한 게 있었나보다 하고 넘겼었는데 오늘 문득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 단어가 생각나서 바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어릴땐 검색서비스를 몰라서 못 찾아봤고 이후 검색이 일상화되었는데도 왜 그 동안 한 번도 생각이 안 났던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긴, 요즘에 나오는 책들 어디에도 삘기라는 단어는 거의 나올 일이 없으니 완전히 잊혀졌을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일어나서 바로 네이버에 삘기 검색을 해보고 블로그에 보니 띠풀이라 부르기도 하고 삐비라 부르기도 한다던데 일반 풀은 못 먹고 어린 풀일때 뽑아서 안쪽에 있는 하얀색 순을 씹으면 살짝 단맛도 나고 씹혀서 많이들 씹고 다녔다고 들었습니다.

유튜브에서도 나오는 게 있어서 검색해보니 살짝 털이 붙어있는데도 그걸 어떻게 먹을 생각들을 했는지 참 신기합니다.

저는 방학이면 시골에 자주 놀러가서 이것저것 먹어본 적은 많은데 띠풀을 씹어본 적은 없습니다.

대신 개구리를 잡으러 많이 다니고 겨울에는 논에 있는 미꾸라지를 잡으러 다녔던 기억이 나는데 개구리는 잡아다가 화로에 구워먹곤 했습니다.

저희가 잡은 개구리는 아부지랑 삼촌들 술안주로 진상을 올리곤 했고 나중에는 작은 엄마한테 가져다주고 용돈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산딸기 따러 다니기도 하고 옆에 작게 밭이 있어서 참외나 수박 같은 것들도 따먹고 토마토나 고추, 오이, 가지, 호박 같은 것들도 키워먹곤 했는데 그때 제일 맛있었던 건 다래가 최고였습니다.

진짜로 잘 익은 다래를 따다주셔서 그걸 먹었는데 너무 달고 맛있었던 게 지금까지도 기억이 납니다.

다래를 그때 처음으로 먹고 그 뒤로는 한 번도 먹은 적이 없어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경동시장을 둘러보다가 다래를 정말 오랜만에 발견하고서 너무 반가웠던 게 생각납니다.

어머니랑 같이 구경하다가 발견하고는 다래 있다고 알려드리니 어머니도 엄청 반가워하셨습니다.

그때는 키위가 비싼 시절이라 다래가 최고였지만 지금은 키위가 엄청 저렴해서 다들 다래는 거의 잊고 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뭔가 꿈도 뒤숭숭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갑자기 삘기가 생각난 것도 희한하고 약간 이상한 하루인데 방금 전에는 일하다가 옆에 인터넷이 나가서 고객센터에 전화하고 내일 기사님 방문하시기로 한 일도 있었습니다.

제 자리는 괜찮은데 통신사가 다른 옆자리는 인터넷이 갑자기 끊겨버려서 아예 그쪽은 업무가 마비된 상태입니다.

기사님이 내일이나 방문할 수 있다고 하던데 일단은 오늘 제 업무부터 다 마무리해놓고 옆에 남은 업무를 같이 도와주고 야근이나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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