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과 팥이 캐릭터로 나왔었다는 산와머니 광고.
우스갯소리로 콩팥을 떼어간다는 말도 있었지만 대체 그게 무슨 캐릭터였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처음 광고가 나오던 시절엔 이자가 연 60%를 넘어가던 무시무시한 시기였죠.
연 66%가 최대였나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 100만원을 빌리면 1년만에 이자가 66만원이 쌓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천만원을 빌리면 660만원을 이자로 내야하니 그때는 진짜 돈 갚기가 힘들었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까지 내려가서 그때보다 1/3도 더 이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다들 사업을 철수하고 있는 중입니다.
산와머니도 영업을 중단한지 꽤 오래됐고 빌려준 돈만 계속 독촉해서 받아내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태입니다.
정부에서 계속 이자를 내리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따라서 계속 내리다가 연 20%대로 내려오자마자 안되겠다 GG치고 사업을 철수한 것이고 지금까지 꽤 많은 돈을 벌어서 일본으로 가져갔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일본계 대부업 회사였으니 이익을 다 그쪽으로 가져간 것인데 배당금으로 2016년부터 6년동안 흘러간 현금만 해도 1조6천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옛날 금리가 더 높았던 시절에는 얼마나 돈을 긁어모았을지 그게 더 궁금해집니다.
현재 신규영업은 접은 상태지만 상환이랑 추심은 계속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느정도 다 돈을 받아냈다고 생각되면 그때는 대한민국에서 철수를 할 거라고 하는데 이자가 높을때 국내에 들어와서 다 뽑아먹고 이제는 이자가 내려가니 일본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인가봅니다.
저희 아부지도 여기서 돈 빌려서 썼던데 아마 어른들 중에서 돈 급하셨던 분들은 꽤 많이 빌려다가 썼을거라 생각합니다.
티비에 광고도 많이 나왔었고 지금처럼 금융관련 상식이 흔하지도 않은 시절이었으니까요.
남은 대부업체는 어디?
꽤 많은 업체들이 영업을 접고 철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그나마 아직까지 남아있는 업체는 러시앤캐시, 바로바로론, 리드코프, 태강대부, 에이원대부캐피탈 등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러시앤캐시는 올해까지만 하고 대부업 사업을 정리한다고 했고 나머지 업체들 중에서도 점점 사업을 정리하는 곳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아예 대부업을 정리하고 저축은행으로 2금융권 사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아니면 그냥 사업을 접는 선택을 하는 모양입니다.
하긴 요즘은 저축은행의 금리도 연 15%대를 넘어가고 있고 최고 연 19.9%까지 찍는 상황이니 연 20%로 돈을 빌려주는 대부업이나 별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진작에 저축은행으로 갈아타는 게 맞는 선택이긴 하죠.
사람들은 사금융이 없어지면 서민들을 삶이 더 나아지는 게 아니냐고 말하는데 누가 들으면 돈 빌려가라고 등 떠민 줄 알겠습니다.
누칼협도 아니고 사금융에서 돈을 빌려간 것은 은행이나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대부업체로 직접 찾아간 서민들입니다.
더 이상 빌릴 곳이 없어서 이자가 높은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직접 찾아가서 돈을 빌렸다는 소리입니다.
근데 앞으로 이런 사무실들이 다 없어지면 그때는 서민들이 어디로 가게 될까요?
당장에 돈은 필요한데 은행에선 안 빌려주고 카드사나 저축은행에서도 다 거절을 때리면 결국 가는 곳은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동네의 사무실들입니다.
길거리에 뿌려진 명함 주워서 사무실 찾아가보면 30만원 빌려주고 일주일뒤에 50만원으로 갚으라는 소리를 합니다.
법이랑은 아예 동 떨어진 영업을 하는 게 동네 사무실이죠.
안 빌리면 아무런 문제도 없지만 대한민국엔 힘든 서민들이 너무 많고 항상 돈을 빌려야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대부업체가 다 없어지면 결국 그런 서민들이 모두 피해를 보게 되므로 무작정 다 없애야한다는 식의 발언은 잘못된 것이라 하겠습니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를 못 한다는데 최근 점점 늘어가는 회생신청이나 파산신청자도 그렇고 신용회복 신청하러 계속 올라오는 질문들도 그렇고 가난해져가는 서민들이 급격히 늘고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씁쓸합니다.
이제는 볼 수 없게 된 추억의 산와머니 광고, 그리고 없어져가는 업체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드는 새벽입니다.
없어지니 좋아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걱정을 해야하는 건지.